오랜만에 신나게 떠들었다. 술 한 잔 들어가면 으레 그렇듯 전후가 어렴풋하지만, 친구 얘기가 나오고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10대는 멋모르고 20대는 서투르고 30대는 생각이 많아서 놓치는 그것에 대해. 적절한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멋모르고 서투르고 생각이 많아서 흘려버린 그 시간을 아우르는, 수면 깊은 곳에 가라앉힌 그것을 단번에 떠오르게 하는, 단 몇 줄의 대사와 그것이 생에 최고의 칭찬인 줄 알아보는 이의 행복한 표정이 주는 두 사람의 해피엔딩 스토리를.
사랑이 주는 의미에 대해 알아봐 주는 오직 한 사람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만 기다리지 않고 마음을 전하는 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영화는 지금껏 보아 온 그 어떤 것보다도 짧고 간결하며 효과적으로 전하고 있다고. 그런 사람을 만나 인연에 대한 고마움을 시간이 갈수록 깨닫게 된다고. 해피엔딩이란 넓게 보면 만남의 지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소중한 인연에 대한 인식에 있지 않을까 하고. 만남이 지속되지 않더라도 사랑은 계속 되어야 한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하기 때문에.